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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

동주(2016) - KOR

2020-09-27 일요일 오후 넷플릭스로 감상.

 

제목에서 풍겨오는 느낌이 시인 윤동주에 관한 영화려니 하고 시작.

처음 흑백의 화면에서 계속 흑백이 사라지지 않아서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아 흑백영화구나..하고 깨달았다.

 

배우 박정민(송몽규 역)과 강하늘(윤동주 역)의 탄탄한 연기력과 귀에 박히는 딕션 덕분에

잔잔한 영화임에도 졸지 않고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제목의 동주보다 몽규가 더 돋보이는 듯한 연출 무엇?

제목을 몽규와 아이들 또는, 몽규 그리고 동주라고 지어야 하지 않았나? 라는 의문이 들었고,

나중에 형무소에서 동주가 죽었을 때는 "아, 뭐야?"라는 허무함이 밀려와서

상황상 몹시 슬프지만 뭔가 제대로된 슬픔이 느껴지지 않아서 난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냥 억울하게 죽은거고... 결국 몽규와 아이들에게 따라다니다가 제대로 된 저항한번 하지못하고

시쓰다 죽어간 이가 동주 아닌가...

몽규의 절규에 한이 서려있던 장면이 오히려 난 더 슬펐다.

죄목을 적은 일본어 문서에 서명을 하라고 압박하는 순사에게

내가 그러지 못했음을 피토하는 심정으로 부끄러워서 사인하겠다고 울부짖던 그 모습에서 애국심 활활.

윤동주 선생님께 죄송하지만...몽규가 더 애잔했어요...

 

*씬스틸러

1. 쿠미역의 최희서 배우, 참 일본인 연기를 잘하고, 눈빛이 아련해서 계속 생각이 났다.

이 영화보다 [박열]을 몇 년전에 먼저 봤기에 아 이래서 이분이 여기도 나오는 구나 하고 퍼즐도 끼워맞춰봤다.

2. 정지용역의 문성근 배우,

영화 속 정지용 선생은 동주에게 일본으로 가 공부하라고 말하는 본인이 부끄럽고, 여기서 술이나 마시는 것도 부끄럽고,

모든게 부끄럽지만 동주에게 시를 계속 쓰라는 권유를 한다... "이 분이 왜 여기서 나와."했는데 너무나 찰떡.

 

올 가을에는 윤동주문학관도 가고, 시집도 사고, 시도 써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아직 코로나 상황이 두문불출하여 날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언제 갈수 있을까.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동주역의 강하늘 배우가 부른 노래가 흘러나왔다. 뭔가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노래인데 귀가 열린다는 느낌보다 눈이 열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좋은 노래였기 때문일까. 몇번이고 찾아서 들어봤다. 여운이 진하게 남는 그런 사운드트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