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3. 27. 메모장에 끄적인 글 / 옮겨적음
그 도시엔 꿈결처럼 오래도록 살았고 살다가 사는게 지겨워서 잊어도 잊혀지지 않았다.
나의 이십대 어느 언저리는 그 곳에서 누구보다 잔잔히 흘러갔다.
누구보다 원했던 그 도시의 공기는 맛을 보면 짭쪼름 했고 뺨에 대면 얼음장 같이 차가웠다.
감히 어둡다고 말할까봐 간간히 세어 나오는 불빛이 아랑거려 목이 칼칼한 밤.
그 날도 회식에 쩔어 나는 생각했다.
어린시절 뭣모르고 동경했던 그 도시가 존재하긴 하는지.
그 어렴풋한 희미한 -
도저히 잡히지 않는 흑백의 도시.
오래도록 꿈결같던 그 도시는 지금 이곳이 맞는지 되물었다.